농장 출발 첫날, 차가 뺨을 맞았다 호주워킹일기

정리해서 다시쓰는 호주일기

8월 11일 경에 시드니에서 농장으로 떠났다. 그날부터 쓰기는 했지만 다시 읽어보니 군데군데 빠진데가 많다. 역시 일기를 안써놓으니 그전에 일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 방영희양과 달리 나는 일기를 잦은 횟수로 빼먹기 때문이다. 기억이 안나는건 어쩔 수 없지.

 당시의 우리들은 유진언니 영희 태원이 그리고 나 네명. 시드니에서 약 3개월 절반정도 지내고 농장으로 출발한 첫날이다.

2009년 8월 11일 화요일

첫째 날, 시드니에서 타리. 에이진카운터 모텔까지 왔다. 중간에 작은사고 한개 큰 사고도 한개 모두무사!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겠다. 혼자라면 울었을까 아니면, 집에 가고싶다고 글씨를 끄적거렸을까 아니면, 노래 틀어놓고 청승을 떨었을까. 세 개를 다했을듯. 길가에서 쭈그리고 그랬으면 아주 해외토픽에 나왔겠다.

 아 이제 쉬자 하는 숙소 앞에 와서 푸억 하고 우체통을 들이받았다. 당황하면 이상하게 엑셀이 사람 발을 잡아당긴다. 못된녀석. 오마나 하는 동시에 우체통을 쓰러뜨리고 차는 멈췄다. 왼쪽 볼따기를 한 대 푹 얻어맞은것처럼 찌그러진 우리 차. 숙소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어머 여기 사고났나봐 하고 옆집아줌마까지 불러 구경하시고, 그와중에 영희가 좋아하는 사과주스를 주셨다. 사고가 신기한긴 한가봐, 와서 어머머머 하고 가신다. 다먹고싶은데 괜히 민망해서 한컵만 먹은 사과주스를 덜렁덜렁 든 채로 워셔액은 줄줄 새고있었다.-그땐 그게 워셔액인줄 알았다- 차가 콧물흘리는거같이. 혹 이거 엔진오일인가 해서 만져보니 그래도 물이다. 사실 만질때 좀 떨렸다. 엔진오일이면 콧물이 아니고 코피니까. 피나면 안되지

 한사람이 제 힘으로 서있는 딱 그만큼을 또 옆에 기대고 있다. 서로 기대고 기대서 서있으니 그렇게 굴러가는 자동차도 참 신기한 녀석이다. 덜덜거리며 면허딴지 달랑 하루만에 호주로 온 나와, 우리가 그리고 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가 중고차를 사고 시드니에서 반나절을 달려 외딴 곳까지 왔다. 옆에 히터도 팡팡 틀어놓고. 큰건 아니라도 차사고도 두 번 날뻔 하고 그래도 살아있다. 허 참.

 차에 대해서 항상 ‘기계덩어리’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차를 사고 그녀석을 데리고 움직이다보니 언덕을 올라갈때마다 힘내 힘내하면서 속으로 응원을 하게된다. 부서져서 물이 흘러나오는데 속이 얼마나 상한지, 우리 넷에 우리 짐까지 싣고 이 작은 녀석이 오기에는 힘들었겠다 싶다. 쉬어주면서 가고싶은데 갈길도 주머니사정도 바쁜 주인의 마음을 알는지. 내힘이 아니라 제힘으로 굴러가는 무언가를 타니 미안하다. 부서진것도, 밖에 비맞고 서있는것도.

  제주도에서, 언덕길을 내려오다가 타이어가 옴팡팡 구멍이 난적이 있었다. 후배 자전거였는데 안에 철사가 들어가서 떼구르르 굴렀었다. 한군데 때우니 다시 한군데에서 바람이 푸슈슈슈 그래서 다시 때우니 다른곳에서 푸슈슈슈. 결국은 트럭에 실려서 자전거고치는데에 가서 그때 아마 만원이었나? 타이어 때우고 가는데, 에구구구 그 바람빠지는 타이어를 보는 참담한 심정이란.

    본네트를 열었는데 소리도 푸슈슈슈 범퍼도 푸슈슈슈, 내가 뭘 해줄 수 없을때 푸슉거리니까 아이고 미안해라. 그리고 사실은, 이거 또 얼마나 나올껴. 보험회사는 영어가 안되서 고생인데 렉카도 안오고. 

일단 일박이일 보고 자야겠다. 기분전환! 이럴때 버라이어티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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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백범 2009/11/04 22:06 # 답글

    차가 뺨을 맞았다??

    차가 님을 때렸다는 뜻인지?? 아니면 차가 님을 때렸다는 것인지??? 본문을 읽어봐도 고졸 30대 남성의 두뇌로는 이해가 어렵더라능...
  • rumic71 2009/11/06 00:24 #

    왜 제목만 보십니까, 본문에 '왼쪽 볼따기를 한 대 푹 얻어맞은것처럼 찌그러진 우리 차' 라는 구절이 제대로 씌어 있는데.
  • 백범 2009/11/06 15:43 #

    아차...

    본문 읽어 봣음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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