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벌다가 연애도 못해보고 아이고?

오늘 희망청에서 인터뷰를 하고나서 갑자기 집에 오는데 뭔가 울컥 하고 차오른다.

질문: 만약에 정말정말 사랑이 찾아오면 어떻게 할꺼에요?
나: 그 사람을 사랑할수도 없고, 사랑하지 않을수도 없고. 그냥 일시정지를 누르고 싶어질꺼에요. 가능하다면 말이지요.

어쩌면 우리는 쉬운 오류에 빠질수도 있는데.. '사랑한다' 라는것이 바로 '데이트를 하면서 돈을 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20대는 매우 억울한데 그 이유는

1. 등록금이 너무 비싸기때문에 순수하게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약 7시간의 노동을 해야하며
2. 이것은 학교에 다니고 잇음을 전제로 하므로 하루에 학교에 있는시간을 8시간으로 본다면 총 15~6시간
=> 그러니 찰스 디킨즈의 올리버트위스트가 따로 없는 꼴이다.

그래서 벌어서 등록금 대기도 바빠죽겠는데 무슨 사랑타령이나,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렛 하나 주려고해도 돈이 얼만데.. 하는 계산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그런 계산들을 약간 하는 편인데 상대방이나 나나 시간이 굉장히 없을 경우에는 연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뭐 서로 시간날때만 만나는 그런 쿨한 연애의 시대는 이제 갔고(난 사랑보다 일이 먼저야! 하는 근대적 방식은 아주 구닥다리다) 내 삶은 오로지 사랑!의 시대가 도래했으므로(왜 요즘 드라마에 모든 주인공의 관심사는 사랑이지 않은가, 그래도 예전에는 조강지처를 버리는 비정한 의사 내지는 검사들이 있었다규) 이전같은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와 상관없이 두 종류 모두 해본 나로써는... 그래도 후자가 좀더 재밌다는데에 한표를 던지련다-> 사족이다ㅋㅋㅋ

정말 사랑하고싶지만 그럴 수 없어요 라고 막 애절하게 말하고 집에오면서도 이건 구조적 문제야 우리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들다니 이 88만원세대같으니라고!! 라고 말하다보니 약간 이상하다. 그럼, 돈으로 연애하나?

 그렇다. 돈으로 연애한다. 그래야만 하지- 사랑을 해야하고 그 사랑은 정말 내가 스스로 원하는 내 인생 최대의 가치가 되어야만 하는데 그것을 행하는 방식은 굉장히 소비에 치우쳐있다.(같이 만나서 데이트로 밭을 일구지는 않잖아~) 영화도 한편 때리고 놀이공원도 가보고 맛난것도 먹고 그래야지...(그러면서 계산한다, 오늘 논거 땜빵할라면 몇시간 더 일해야하나..ㅡ.ㅡ;;)

되려 생각해보니 나는 그냥 정말 사랑을 하고싶었던 것 같다. 광고에 나오는 그런 대략 멋진 옷을 입고 여자의 허리를 두른 남자와 손에 테이크아웃커피 하나 든 호리호리한 힐 신은 여자의 길거리 활보같은 그런 연애질 말고.. 내 일과 내 관계와 나의 삶을 사랑하고싶었던듯 하다. 그렇지만 알바는 노동이고 사랑과 생존은 소비,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므로 나는 생존을 택할 수 밖에 없다. 파이가 커진다고 해도 아마 사랑이라는 소비를 더 키우기는 쉽지 않을듯. 사랑이 소비가 되지 말아야한다.

노동이 가치이고 사랑이고 행복이고 놀이이고 관계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비록 싸우고 상처받더라도 녀석과 실컷 함께 뒹굴어볼텐데. 뭐... 24살 또래들 중에서는 그래도 해볼만큼 일 해본 입장에서 지나치게 이상적이란것은 인정-

p.s. 그렇다 해도 등록금은 진짜 열받는 이야기라는거.... 알바 동시에 5~7개를 돌리는 내가 정상은 분명히 아니니까.

다만, 우리 시급이 올라가고 등록금이 낮아진다고 해도(그러기도 쉽지 않겠지만) 연애질은 늘지언정 사랑은 별로 못할꺼같다는 말을 하고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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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의 '대리인'을 공포에 떨게 하자 2008/04/29 1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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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명경지수 2008/03/29 09:32 # 삭제 답글

    오히려 고등학교 시절, 세상도 잘 모르고 생각도 지금보다는 얕았던 그때가 훨씬 좋았어요, 맘도 편하고.. 또 경제력이 없으니까 자연 소비폭도 작았구, 작은 우물 안에서 만족-하는 것도 그 안에서는 참 좋은데=)
  • 지나 2008/03/29 11:32 # 답글

    소비폭이 좁아서 생각할게 적었던건 확실히 기억나는데 그땐 그게 좋다고 생각을 안했던거같아..ㅋ 지금 돌아보니 좋은거지^^ 게다가 사실 고등학생들도 지들이 지출하는 돈의 압박을 받으며-그러나 돈을 벌수는 없는 현실에 상당히 부담을 느낄듯~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야--- 피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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